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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가격리자 응시불가…국시 앞둔 약대생들 "가혹하다"

  • 관리자
  • 2020-12-01 19:19:00
  • 180.229.207.49
시험 당일 확진·자가격리자 응시불가 방침
 
전약협, 국시원에 대책 마련 요구
 
국시실 운영 중단, 혼자서 준비해야 부담 커
 

[데일리팜=김민건 기자] 코로나19 자가격리자는 국가고시 응지 자격을 박탈한다는 정부 방침에 내년 시험을 앞둔 약대생들의 걱정과 불만이 커지고 있다. 특히 1년에 단 한 번 치를수 있는 국가시험인데도 후속 대책이 전무한 상황에 약대는 졸업했지만 약사자격증이 없는 '낭인'이 생길 수 있다는 우려다.

25일 전국약학대학학생협회는 최근 한국보건의료인국가시험원에 "자가격리자도 약사국시 응시를 볼 수 있게 해야 한다"며 정책 제안 성격의 민원을 제기했다.

확진자와 같은 공간에 있어 자가격리됐는데 응시 기회조차 주어지지 않는 건 과도한 조치라는 것이다.

특히 전약협은 약대생 의견을 취합해 국시원에 조치를 요구했는데 그 내용은 ▲깜깜이 무증상자가 많은 상황에서 응시자격 박탈에 대한 대책 마련 ▲수능시험 등 다른 국가시험과 형평성을 고려한 자가격리자 고사장 별도 마련 등이다.

올해 치러질 2021학년도 대입수능시험이나 국가공무원 시험에서 자가격리자를 위한 별도 장소를 마련하면서다. 이에 약사국시도 국가시험인 만큼 형평성 차원에서 응시 자격을 줘야 한다는 문제 인식이 배경이다.

불안에 떠는 약대 6학년...대책 없이 1년 더 기다려야 하나"

당장 내년 1월 약사국시를 약대6학년은 불안감을 안고 공부 중이다. 예년보다 주변 상황이 시끄럽고 신경써야 할 부분이 많아 시험 준비에 제대로 집중하기 힘들다는 이야기도 나온다.

수도권 약대에 재학 중인 A씨는 "약대 친구들 사이에서 시험조차 못 보게 하는 건 과하다는 얘기가 나온다"며 "수능이나 임용고시에서 자가격리자만 따로 보게 한 것처럼 같은 국가시험이고 1년에 한 번 볼 수 있는 약사시험도 자가격리자만 모아 치르도록 해야 한다는 얘기가 있다"고 말했다.

A씨는 "확진자와 접촉은 본인 의지와 상관없는 일인데도 혹시 나에게 그런 일이 생겨 시험을 보지 못하는 건 아닐까 걱정된다"고 덧붙였다. 실제 A씨의 친구인 B씨는 평소 운동하러 다니던 헬스장에서 확진자가 나와 더욱 걱정이 커졌다. B씨는 일상생활 중이지만 혹시라도 모를 일이라 찝찝한 기분을 지울 수 없다고 한다.

서울지역 여대를 다니는 C학생은 "경제문제와 방역지침을 고려한 결정에는 동의하지만 자가격리 대상자는 시험 응시가 불가한 그 자체로 수험생 개인에게는 굉장한 불안한 요소"라며 "코로나19 위험에 언제 노출될지 모르고 나아가 국시 응시 불가라는 점은 졸업 이후 사회적 위치에도 큰 영향으로 돌아올 수 있어서 불합리하다"고 말했다.

같은 학교를 다니는 D학생은 "적어도 자가격리자를 위한 고사장은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며 "이번 중등교원 임용고시에서 확진자 응시 제한을 둔 것도 멀리봤을 때는 코로나19 확산을 막는데 최선은 아니었다"고 지적했다. D학생은 '자가격리자도 엄연히 감염병 피해자라"라고 했다.

수도권 또 다른 여대의 E학생은 "인력 부족이라는 명분으로 근시안적인 사안으로 수험생 권리를 침해하는 일은 없어야 한다"며 "4년 이상의 노력과 1년 이상의 기회비용을 누가 책임지겠냐"고 성토했다. E학생은 "입장을 바꿔보면 이런 결정을 내린 본인이 시험 응시자거나 그 가족이라면 기회가 박탈당할 수 있는 위험을 순순히 받아들이겠냐"고 따졌다.

국시실 운영 중단에 준비 차질, 돌발 변수된 코로나19

특히 매년 약대에서는 국시를 앞두고 '국시실'을 운영해왔다. 대다수 학생들이 국시실에 함께 모여 공부 진도와 시험을 돕는 스터디를 만들어 준비해왔다. 그러나 수도권과 일부 지방에서 방역지침 2단계 상향 조치에 따라 혼자서 시험을 준비해야 할 공산이 커졌다. 수험생들이 느낄 부담감은 더욱 증가될 전망이다.

실제 거리두기 2단계 상향 이후 인원이 적은 약대의 경우 국시실을 여러 공간으로 나눠 운영 중이나 1개 학년이 120명에 달하는 약대는 사실상 운영을 중단하거나 어려움을 겪는 것으로 알려졌다. 국시실에서 단 한 명이라도 확진자가 나올 경우 1개 약대 6학년 전체가 국시에 응하지 못하는 최악의 경우가 발생할 가능성도 있기 때문이다.

앞서 A씨는 "아직 국시실에서 공부하는 게 훨씬 효과적이어서 집에서 혼자하겠다는 친구는 없다"면서도 "국시실이나 스터디 카페에서 많이들 공부했는데 국시실 이용을 못하게 된 친구들이 어떻게 공부하고 있는 지 잘 모르겠다"고 말했다.

이에 약학교육협의회는 시험을 무사히 치르기 위한 별도의 방역 대책 마련을 놓고 고심 중이다. 약교협 한 관계자는 "학생 혼자 방대한 양을 공부하는 게 쉽지 않지만 시간이 갈수록 모여서 하는 것도 위험하다"며 "수도권과 지방별로 방역 단계가 상이한 만큼 국시실 운영 방안을 논의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약대 F교수는 자가격리자에 대한 별도 시험을 치르게 하는 것은 현실적 어렴움으로 인해 쉽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F교수는 "발열자의 경우 별도 장소를 준비해 시험을 치르기가 오히려 수월하지만 자가격리자는 확진은 아니지만 이에 준하는 수준에서 관리해야 한다"며 "시험 장소는 물론 감독관까지 방역복을 입는 등 그 준비가 만만치 않다"고 말했다.

이에 F교수는 "국시 응시 최소한 보름 전부터 외부 활동을 삼가고 가족과도 접촉을 조심할 필요가 있다"며 "국시가 굉장히 중요한 만큼 학생들의 참을성도 요구된다"며 제자들을 향한 당부를 전했다.

한편 국시원은 현 상황에서 지침 변경은 없다는 입장이다. 지금까지 진행한 기존 국가시험에서도 동일한 기준을 적용해왔기 때문이다. 다만, 앞으로 국시 운영 관련해 담당 부서가 검토할 수는 있다고 여지를 남겼다.
 
김민건 기자(kmg@dailyphar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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